
누군가 세상을 떠나고 한동안은 대화방이 늘 있던 자리에 그대로 있습니다. 카톡 채팅 목록 위쪽에 그 사람의 이름과 프로필 사진이 보이고, 마지막 메시지는 별것 아닌 내용입니다. 기차 시간, ‘밥은 먹었니?’ 한 줄, 이모티콘 하나. 그 위로는 두 사람이 함께한 여러 해가 쌓여 있고, 그 어딘가에 그 사람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언젠가 저장해야 할 줄은 생각도 못 했던 음성 녹음 속에요.
고인의 카톡 계정과 메시지는 어떻게 될까요? 대부분은 처음 일주일에 느끼는 것보다 안전합니다. 고인과 나눈 대화는 내 휴대폰에 그대로 남고, 고인이 연락을 주고받은 모든 사람의 휴대폰에도 저마다의 대화가 남습니다. 메신저 계정은 세상을 떠난 날 닫히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접속하지 않은 계정을 지우는 앱도 있지만, 그 기준은 앱마다 다릅니다. 카카오톡에는 고인의 프로필을 추모 프로필로 남기는 길이 있지만, 대화 내용은 가족에게도 넘겨주지 않습니다. WhatsApp처럼 종단 간 암호화를 쓰는 앱은 회사도 내용을 읽을 수 없으니, 가족에게 내줄 사본도 없습니다. 몇 가지는 기한이 있으니, 아래에서 먼저 할 일을 앱별로 정리하고 대화와 음성 녹음을 내 휴대폰에 저장하는 법을 안내합니다. 플랫폼 규정은 바뀌므로 모든 내용은 2026년 10월에 확인한 것이며, 가능한 한 각 회사의 페이지를 기준으로 했습니다.
무엇이든 해지하기 전에: 이번 주에 할 일 다섯 가지
세상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이 다섯 가지를 이 순서대로 먼저 하세요. 하나에 몇 분이면 됩니다.
- 고인의 전화 회선은 당분간 유지하세요. 회선을 유지해도 WhatsApp 계정까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WhatsApp은 요금이 나가는지가 아니라 계정을 쓰는지를 보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번호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는 것을 막고, 음성사서함도 열어 둡니다. 그래도 저장된 음성 메시지는 통신사가 정한 기한이 지나면 사라집니다. 음성 메시지가 있다면 이번 주 안에 저장하세요.
- 고인의 휴대폰을 초기화하거나, 지우거나, 업데이트하지 마세요. 충전해서 안전한 곳에 두고, 잠금이 풀려 있다면 아무것도 바꾸지 마세요.
- 오늘 고인과의 대화를 내보내세요. 사진과 동영상 같은 미디어도 함께요. 앱별 방법은 아래에 있습니다. 카톡에서 아직 내려받지 않은 사진과 동영상은 시간이 지나면 만료되어 열리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인과의 WhatsApp 채팅에 사라지는 메시지가 켜져 있었다면 그 대화부터 내보내세요. 그 메시지는 24시간, 7일 또는 90일이 지나면 사라집니다.
- 가족에게도 같은 일을 부탁하세요. 메시지 하나로 충분합니다. 고인과 나눈 대화는 각자의 휴대폰에 있고, 다른 누구도 대신 저장해 줄 수 없습니다.
- 고인의 음성 녹음은 따로 파일로 저장하세요. 대화방 안에 있는 음성 녹음은 그 휴대폰만큼만 안전합니다.
가족 단톡방에 그대로 보내거나 고쳐 써서 보낼 수 있는 메시지입니다.
아직 정신없겠지만, 지금 해 두면 쉬운 일이 하나 있어서 다들 부탁해요. 이번 주 안에 각자 엄마와 나눈 카톡 대화를 저장해 주세요. 엄마와의 채팅방에서 오른쪽 위 메뉴(≡)를 누르고, 설정에서 ‘대화 내용 내보내기’를 고르면 돼요. 엄마 목소리가 담긴 음성 녹음도 따로 저장해 두고요.
읽어 보거나 무언가를 정할 필요는 없어요. 그냥 우리 중 누구도 실수로 엄마 목소리를 잃지 않았으면 해서요.
지현
하지 말아야 할 일도 있습니다. 고인의 계정에 로그인하거나, 비밀번호를 짐작해 넣어 보거나, 고인인 척 메시지를 보내지 마세요. 이 글의 어떤 방법에도 그런 일은 필요 없습니다. 아래의 모든 내용은 내 휴대폰에서 시작합니다.
고인의 카톡과 메시지는 어디에 남을까
대화방은 어딘가 한곳에 보관된 하나처럼 느껴집니다. 실제로는 사본이 최대 세 곳에 있습니다.
- 고인의 휴대폰. 가장 온전한 사본이지만, 잠금 화면 뒤에 있습니다.
- 고인의 클라우드 백업(켜 두었다면). 대개 iCloud나 Google 백업입니다. 가족은 Apple이나 Google을 통해서만 닿을 수 있고, 적어도 Google 쪽은 기한이 있습니다. Google은 휴대폰을 57일 동안 쓰지 않으면 그 기기에서 백업된 데이터가 사진과 동영상을 빼고 삭제된다고 안내합니다. 그러니 고인의 휴대폰 잠금을 해제하는 일에 관한 안내는 몇 달 뒤가 아니라 처음 몇 주 안에 읽어 두세요.
- 고인이 연락한 모든 사람의 휴대폰. 내 휴대폰, 고인의 여동생 휴대폰, 택배를 맡아 달라며 문자를 주고받던 옆집 이웃의 휴대폰. 저마다 양쪽의 말이 모두 담긴 대화 전체를 갖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있는 회사는 대개 내줄 것이 없습니다. WhatsApp의 개인정보 처리방침은 전달된 메시지가 서버에서 삭제된다고 하고, 개인정보 보호 페이지는 종단 간 암호화 때문에 WhatsApp조차 개인 메시지를 볼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가족이 요청한다고 받을 수 있는 사본이 WhatsApp에는 없습니다.
그러면 남는 것은 내 휴대폰의 사본입니다. 이미 열려 있고, 내 것이며, 셋 가운데 가장 지키기 쉽습니다. 거기서 시작하세요.

세상을 떠난 사람의 WhatsApp은 어떻게 될까
해외에 사는 가족이나 친구와 WhatsApp으로 연락하던 사람이 세상을 떠나도, 그날 WhatsApp에서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계정은 그 사람이 남겨 둔 그대로입니다. 프로필 사진도, 상태 메시지도, 모든 그룹 속 이름도요. 고인의 휴대폰이 꺼져 있으면 내가 보낸 메시지에는 회색 체크 표시가 하나만 뜰 수 있고, WhatsApp은 전달되지 않은 메시지를 최대 30일 동안 보관한 뒤 삭제한다고 밝힙니다.
상황을 바꾸는 것은 시간입니다. WhatsApp 약관은 오랫동안 쓰지 않은 계정을 비활성화하거나 삭제할 수 있다고만 적어 두었습니다. 현재 기준은 고객센터의 비활성 계정 삭제 안내에 있으니, 뉴스 기사에서 되풀이되는 숫자보다 그곳을 확인하세요.
계정이 삭제되면 내 대화방에서 고인의 프로필 사진이 사라질 수 있고, 고인이 그룹에서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내 사본에는 아무 영향이 없습니다. WhatsApp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따르면 계정을 삭제해도 그 계정이 다른 사람에게 보낸 메시지의 사본은 지워지지 않으므로, 내가 지우거나 휴대폰을 잃어버리지 않는 한 고인과의 대화 기록은 남습니다.
WhatsApp에서 추모 설정은 찾지 못했고, 약관에도 Facebook의 기념 계정 같은 것은 없습니다. 2026년 10월 기준으로 가족을 위한 요청 경로도 WhatsApp 페이지에서 찾지 못했습니다. 가족이 계정 폐쇄를 문의하고 싶다면, 다른 곳의 안내보다 WhatsApp 고객센터에서 시작하세요.
그리고 전화번호 문제가 있습니다. WhatsApp은 전화번호에 묶여 있고, 번호는 다시 쓰입니다. 미국의 경우 연방 규정에 따라 해지된 가정용 번호는 다른 사람에게 배정되기 전에 최소 45일, 보통 90일 이하 동안 묵혀 두어야 합니다. 다른 나라는 저마다 규정을 둡니다. 그 뒤에는 새 주인이 그 번호로 WhatsApp을 설정할 수 있으므로, 그 번호로 계속 보내는 메시지가 언젠가 모르는 사람에게 닿을 수 있습니다.
문자, iMessage, Android 메시지
일반 문자에는 원래 따로 클라우드가 없었습니다. 문자(SMS)는 주고받은 양쪽 휴대폰과, 그 휴대폰의 백업 안에 있습니다.
iPhone에서는 ‘iCloud에 메시지 보관’이 켜져 있었다면 iMessage와 문자가 iCloud에도 있을 수 있습니다. Apple은 유산 관리자가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로 iCloud에 보관된 메시지와 iCloud 백업에 포함된 모든 것을 꼽습니다. 유산 관리자가 없다면 길은 더 느리고 서류가 필요하며, 법원 명령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메시지에는 닿지 못할 수 있습니다. Apple은 종단 간 암호화된 데이터는 복호화할 수 없다고 밝히기 때문입니다. Apple이 해 주는 일과 해 주지 않는 일은 휴대폰 안내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Android에서는 휴대폰 백업에 SMS와 MMS 메시지, 그리고 Google 메시지의 RCS 메시지가 포함된다고 Google은 안내합니다. 고인이 백업을 켜 두었다면 문자가 고인의 Google 계정에 있을 수 있습니다.
내 쪽은 더 간단합니다. 대화는 지금 내 휴대폰에 있습니다. 그 휴대폰이 백업되고 있는지 확인해서, 휴대폰을 잃어버려도 대화까지 잃지 않게 하세요. iPhone이라면 설정을 하나 더 확인하세요. 메시지 설정의 ‘메시지 기록’ 아래 ‘메시지 보관’이 30일이나 1년으로 되어 있으면 오래된 메시지가 자동으로 지워지니, ‘영구’로 바꾸세요.
고인 카톡 계정과 추모 프로필, 그 밖의 메신저
메신저마다 정해 둔 기한이 다르고, 가족을 위한 절차가 있는 곳은 몇 곳뿐입니다. 2026년 10월 기준으로 각 회사 페이지에 나온 내용을 비교하면 이렇습니다.
| 앱 | 계정을 오래 쓰지 않으면 | 추모 기능 | 가족이 대화를 받을 수 있나 |
|---|---|---|---|
| 카카오톡 | 공개된 기간은 찾지 못함 | 신청하면 추모 프로필로 전환, 5년 유지, 연장하면 10년까지 | 아니요. 카카오는 누구에게도 대화를 제공하지 않음 |
| 오랫동안 쓰지 않으면 삭제될 수 있음 | 약관에 그런 기능 없음 | 아니요. WhatsApp은 대화를 볼 수 없다고 밝힘 | |
| Telegram | 기본 설정으로 18개월 동안 접속하지 않으면 삭제 | FAQ에 없음 | 공개된 절차 없음 |
| Messenger | Facebook 계정을 따름 | 기념 계정. 기념 계정 관리자를 지정했다면 그 사람이 관리 | 아니요. 기념 계정 관리자도 개인 메시지는 볼 수 없음 |
| iMessage와 iPhone 문자 | 기기와 백업에 남음 | 없음. 다만 유산 관리자를 지정했다면 데이터에 접근 가능 | 경우에 따라 가능. ‘iCloud에 메시지 보관’이나 iCloud 백업이 켜져 있었다면 유산 관리자를 통해 |
| LINE, WeChat, Viber, Zalo | 각 앱의 도움말 확인 | 찾을 수 있는 가족 절차 없음 | 지금 내 쪽 대화를 저장하세요 |
카카오톡의 답이 가장 자세합니다. 2024년 1월 업데이트이후로는 생전에 카카오톡 설정의 ‘개인/보안’에서 ‘추모 프로필 설정’으로 들어가 ‘추모 프로필로 남겨두기’를 고르고, 친구 한 명을 대리인으로 지정해 둘 수 있습니다. 대리인은 사망 증빙 서류만 내면 전환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대리인이 없으면 유가족이 신청서, 사망 증빙 서류, 신청인 신분증 사본, 통신사 증빙 서류 등을 갖추어 신청합니다. 반대로 ‘추모 프로필 제한하기’를 골라 둔 사람은 유가족이 신청해도 전환되지 않습니다.
전환되면 프로필에 국화꽃 아이콘이 표시되고, 고인의 휴대폰을 해지하거나 오랫동안 접속하지 않더라도 프로필이 ‘(알 수 없음)’으로 바뀌지 않는다고 카카오는 설명합니다. 대리인은 전환 뒤 49일 동안 프로필 사진, 배경 사진, 상태 메시지를 고칠 수 있습니다. 고인은 모든 그룹 채팅방에서 안내 메시지와 함께 자동으로 나가게 되고, 추모 프로필은 5년 동안 유지되며 연장하면 10년까지 남습니다. 대화 메시지와 개인정보는 대리인과 유가족을 포함해 누구에게도 제공되지 않습니다.
Telegram은 기한에 관해 가장 분명합니다. FAQ에 따르면 적어도 18개월 동안 접속하지 않은 계정은 메시지와 미디어, Telegram 클라우드에 있는 다른 모든 것과 함께 삭제됩니다. 이것은 기본값이고, 본인이 설정에서 바꿔 두었을 수도 있습니다. Telegram은 삭제된 계정과 대화했던 사람들의 사본은 남는다고 합니다. 비밀 대화는 처음부터 클라우드에 없었으므로, 대화에 참여한 기기에만 있습니다. 세상을 떠난 사용자에 대해서는 FAQ에 아무 말도 없습니다.
Messenger는 Facebook을 따릅니다. Facebook은 프로필을 기념 계정으로 전환할 수 있고, 기념 계정 관리자를 지정해 두었다면 그 사람이 계정을 관리합니다. Facebook은 2017년에 기념 계정 관리자는 고인의 계정으로 로그인할 수 없고 개인 메시지도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Meta는 2023년 12월부터 개인 Messenger 대화에 종단 간 암호화를 기본으로 적용해 나가고 있습니다.
고인과 나눈 대화 저장하는 법: 카톡 백업과 내보내기
고인과 나눈 카톡이나 WhatsApp 대화, 문자를 저장하는 일은 모두 내 휴대폰이나 컴퓨터에서, 내 쪽 대화를 가지고 합니다.
- 카카오톡. 고인과의 채팅방을 열고 오른쪽 위 메뉴(≡)를 누른 뒤, 설정(톱니바퀴)으로 들어가 ‘대화 내용 내보내기’를 고르세요. 텍스트만 내보낼 수도 있고, 기기에 따라 사진과 동영상까지 함께 저장할 수도 있습니다. 카카오톡 설정의 ‘대화 백업’은 휴대폰을 바꿀 때 내 대화를 옮기는 기능이고 무료 백업에는 텍스트만 담기니, 간직하려면 내보내기도 함께 해 두세요.
- iPhone의 WhatsApp. 채팅을 열고 위쪽의 상대 이름을 누르세요. 아래로 내려 ‘채팅 내보내기’를 누르고 미디어를 포함할지 고른 다음, ‘파일에 저장’을 고르세요. 대화가 일반 텍스트로 담긴 .zip 파일이 생깁니다.
- Android의 WhatsApp. 채팅을 열고 점 세 개, ‘더 보기’, ‘채팅 내보내기’ 순서로 누른 뒤 미디어 포함 여부를 고르세요. 미디어를 포함한 사본은 이메일로 보내기에는 너무 큰 경우가 많으니 클라우드 드라이브에 저장하세요. 대화는 .txt 파일로 저장됩니다.
메뉴 이름은 버전마다 조금씩 바뀝니다. 내 화면이 다르게 보인다면 WhatsApp은 고객센터의 채팅 기록 내보내기 안내를, 카카오톡은 카카오 고객센터의 안내를 기준으로 삼으세요. 가능하면 미디어를 포함하세요. 그래야 최근 사진과 음성 녹음이 글과 함께 담깁니다. 다만 긴 대화는 전부 담기지 않을 수 있으니, 소중한 음성 녹음은 아래 방법대로 하나씩 따로 저장하세요.
- Telegram. 컴퓨터에 Telegram Desktop을 설치하고 내 계정으로 로그인하세요. 대화방에서 점 세 개 메뉴를 열고 대화 기록 내보내기(영어 화면에서는 Export chat history)를 고르세요. 여러 대화를 한꺼번에 내보내려면 설정에서 Telegram 데이터 내보내기(Export Telegram data)를 쓰세요. 미디어도 함께 내보낼 수 있고, 결과물은 인터넷 연결 없이 브라우저에서 열립니다. 새 버전에서는 이 항목이 고급(Advanced) 아래에 있을 수 있습니다. 비밀 대화는 참여한 기기에만 있어서 내보내기에 담기지 않으니, 휴대폰에서 화면을 캡처해 두세요.
- iMessage. 가장 간단한 사본은 대화를 거슬러 올라가며 찍는 화면 캡처입니다. ‘iCloud에 메시지 보관’을 켠 Mac을 쓴다면 그 대화가 Mac에도 나타나고, Mac에서 인쇄할 수 있습니다.
- Android 문자. 휴대폰의 Google 백업(보통 설정 > Google > 백업)을 켜세요. SMS와 MMS가 포함됩니다. 갤럭시라면 삼성 클라우드 백업에도 메시지를 넣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잃으면 견딜 수 없을 메시지는 화면을 캡처해 두세요.
내보낸 파일은 모두 두 곳에 보관하고, 원래 나온 휴대폰에만 두지 마세요. 그다음 가장 소중한 몇 개의 메시지는 화면을 캡처하세요. 마지막 메시지, 수능 날 아침 ‘잘 보고 와’라고 보낸 메시지, ‘우리 딸 장하다’ 한마디뿐인 메시지. 화면 캡처는 어떤 기기에서든 열립니다.
긴 대화를 책으로 인쇄해 간직하는 가족도 있고, 내보낸 파일로 책을 만들어 주는 서비스도 여러 곳 있습니다. 저희는 직접 써 보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서 이름을 들지 않습니다. 써 보신다면 그 서비스가 나중에 내 파일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읽어 보세요.
무엇을 하든, 대화방에는 다른 사람의 말도 담겨 있습니다. 단톡방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오빠가 힘들었던 한 달, 가족끼리만 알자고 했던 사촌의 소식. 대화를 인쇄하거나 돌려 보기 전에 그 사람들에게 묻거나, 그 부분은 빼세요.

고인의 음성 녹음 간직하기
음성 녹음은 그 사람이 별 내용 없이 이야기하는 목소리를 담은 유일한 녹음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대화에서 가장 잃기 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글은 저장하면서 소리는 잊기 때문입니다. 고인의 카톡이나 WhatsApp 음성 녹음을 저장하려면, 어느 앱이든 하나씩 앱 밖으로 꺼내 따로 파일로 만드세요.
- 카카오톡 음성메시지. 메뉴는 기기와 버전에 따라 다릅니다. 음성메시지를 길게 눌렀을 때 저장이나 공유가 보이면 그것으로 파일을 꺼내고, 보이지 않으면 조용한 방에서 재생하면서 다른 휴대폰의 녹음 앱으로 녹음해 두세요. 음질은 조금 떨어져도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 iPhone의 WhatsApp. 음성 녹음을 길게 눌러 ‘전달’을 고르고, 화면 아래의 공유 아이콘을 누른 다음 ‘파일에 저장’을 골라 폴더를 정하세요.
- Android의 WhatsApp. 파일 앱에서 WhatsApp Voice Notes라는 폴더를 찾으세요. 모든 대화의 음성 녹음이 날짜별 하위 폴더에 들어 있으니, 고인과의 대화 날짜와 맞춰 고인의 것을 찾은 다음 WhatsApp 밖의 다른 곳으로 복사하세요. 파일 형식이 .opus여서 모든 플레이어에서 열리지는 않습니다. 원본은 그대로 두고, 필요하면 변환한 사본을 따로 만드세요.
- iMessage 오디오 메시지. 보관해 둔 것과 아직 재생하지 않은 것은 대화 안에 남아 있습니다. 메시지 앱은 ‘유지’를 누르지 않으면 보통 오디오 메시지를 재생하고 2분 뒤에 지웁니다. 그러니 무엇이든 재생하기 전에 메시지 설정의 ‘오디오 메시지’ 아래 ‘만료’를 ‘안 함’으로 바꾸세요. 그다음 하나씩 길게 눌러 음성 메모에 저장하세요.
저장할 때마다 파일 이름을 바꾸세요. 날짜를 앞에 두면 저절로 순서대로 정렬되고, 그 뒤에 누구인지와 무슨 내용인지를 적으면 됩니다. 파일은 숫자로 된 이름으로 저장되기 때문에, 1년만 지나도 무엇이 무엇인지 아무도 모르게 됩니다:
- 2019-06-14 아빠 생일 축하 노래
- 2021-11-03 아빠 시골집 가는 길 안내
- 2023-02-28 아빠 내일 면접 잘 보라는 말
대화와 마찬가지로 사본을 두 개 만들고, 그다음에는 그대로 두세요. 지금 들을 필요도, 곧 들을 필요도 없습니다. 음성사서함, 그리고 동영상과 오래된 테이프 속 목소리까지 찾는 방법은 세상을 떠난 사람의 음성 메시지를 저장하는 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가족 단톡방, 고인의 프로필과 전화번호
빈자리가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은 가족 단톡방인 경우가 많습니다. 대화상대 목록 속 이름, 생일 케이크는 누가 사 올지 묻던 마지막 메시지.
고인을 단톡방에 그대로 둘지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영영 그대로 두는 가족도 있고, 일상적인 이야기는 새 단톡방을 만들어 나누는 가족도 있고, 계정이 저절로 사라지게 두는 가족도 있습니다. 카카오톡에서는 추모 프로필로 전환하면 고인이 모든 그룹 채팅방에서 자동으로 나가게 되니, 신청할지도 함께 정하세요. 상처가 되는 것은 한 사람이 모두를 대신해 정해 버리는 일입니다. 어느 날 저녁 단톡방을 연 동생이 고인이 사라진 것을 발견하게 되는 식으로요. 먼저 물어보세요.
누구 한 사람이 혼자 바꾸기보다 다 같이 정했으면 하는 일이 있어서요. 이 단톡방에서 아빠를 어떻게 할지요. 제 생각에는 당분간 아빠를 그대로 두고 아무것도 바꾸지 않았으면 해요. 일상적인 이야기는 새 단톡방이 편하다면 그것도 괜찮아요.
뭐든 바뀌기 전에 각자 휴대폰에 이 대화를 저장해 주세요(채팅방 설정에서 ‘대화 내용 내보내기’). 생각은 여기에 남겨도 되고 저한테 따로 말해 줘도 돼요. 서두를 것 없어요.
현우
매일 대화 목록에서 고인의 사진을 보는 것이 힘들다면, 내 휴대폰에서 그 채팅방의 알림을 끄거나, 앱에 보관 기능이 있다면 보관해 두세요. 지워지는 것은 없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습니다. 다만 카톡에서 채팅방 ‘나가기’를 누르면 내 휴대폰의 그 대화 내용도 함께 지워지니, 나가기는 누르지 마세요.
번호를 영영 간직하려고 가족 명의로 옮기는 집도 있습니다. 명의 변경에 필요한 절차와 서류는 통신사마다 다르니, 이용하는 통신사에 물어보세요.
아직 소식을 듣지 못했을 수 있는 분들께는 고인의 번호가 아니라 꼭 내 번호로 연락하세요. 짧을수록 배려가 됩니다.
안녕하세요, 이복희 님의 아들 박준호입니다. 슬픈 소식을 전하게 되어 죄송합니다. 어머니께서 화요일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두 분이 자주 연락하셨던 것을 알기에, 우연히 전해 들으시지 않도록 먼저 연락드립니다. 빈소는 [장소]에 마련했고 발인은 [날짜]입니다. 오셔서 함께해 주시면 큰 위로가 되겠습니다. 답장은 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박준호 드림
단톡방은 명절이나 기일이 다가오면 다시 북적이곤 합니다. 먼저 말을 꺼내는 사람이 나라면, 가족이 돌아가시고 맞는 첫 명절과 1주기와 기일에 건넬 말을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아직 고인에게 메시지를 보낸다면
그 번호로 계속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잘 잤어요? 시험 잘 봤어요. 초코가 또 소파에 올라갔어요. 이렇게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센 사람은 없지만, 한 애도 상담사는 우리 대부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흔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2011년 Facebook을 다룬 한 연구에서도 유족이 세상을 떠난 사람의 프로필에 계속 글을 남기며 유대를 이어 가는 모습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위로가 된다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위험은 현실적인 것 하나뿐입니다. 문자나 WhatsApp이라면, 번호가 새 주인에게 넘어가는 순간 메시지도 그 사람에게 갑니다. 카카오톡의 추모 프로필은 다릅니다. 전환된 뒤에도 1:1 채팅방으로 추모 메시지를 보낼 수 있고, 그 메시지는 보낸 사람만 볼 수 있다고 카카오는 설명합니다.
계속 쓰고 싶다면 더 안전한 곳을 마련하세요. 휴대폰 메모 앱에 그 사람 이름으로 만든 메모, 공책, 그리고 가끔은 편지. 세상을 떠난 사람에게 편지를 쓰는 법에 첫 줄을 여는 방법을 모아 두었습니다. 그만둘 필요는 없습니다.
가족이 고인의 메시지를 읽을 수 있을까
대개는 읽을 수 없습니다. 누가 매정해서가 아닙니다. 위 표의 앱 가운데 메시지까지 포함될 수 있는 길을 공개한 곳은 Apple뿐이고, 그것도 미리 지정한 유산 관리자를 통해서입니다. 카카오는 대리인과 유가족을 포함해 누구에게도 대화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힙니다. WhatsApp처럼 종단 간 암호화된 대화라면, 아무리 서류를 잘 갖춘 요청이라도 회사 자신도 읽을 수 없는 것을 내놓게 할 수는 없습니다.
가족이 때때로 닿을 수 있는 것은 휴대폰이나 그 백업이고, 휴대폰 안내 글에서 설명한 대로 Apple과 Google을 거쳐야 합니다. 잠금 암호를 짐작해 넣거나 고인의 계정으로 로그인하지 마세요. 틀릴 때마다 휴대폰은 더 오래 잠기고, iPhone은 열 번 틀리면 저절로 지워지도록 설정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법은 나라마다 다르며, 이 글은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독일의 최고 민사 법원인 연방대법원은 2018년에 Facebook 계정이 상속인에게 넘어간다고 판결했습니다. 스페인은 본인이 금지하지 않았다면 가족이 서비스 제공자에게 접근을 요청할 수 있게 합니다. 프랑스는 사후 자신의 데이터를 어떻게 할지 지시를 남길 수 있게 합니다. 그 어느 것도 종단 간 암호화된 대화를 읽을 수 있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브라질은 반대 방향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민법 개정 법안 PL 4/2025는 수익을 내던 프로필이 상속인에게 넘어가는 경우에도 상속인이 고인의 개인 메시지에 접근하는 것을 금지하려 합니다. 유일한 예외인 정당한 법원 명령은 내밀한 디지털 자산에 관한 내용으로 적혀 있고, 상원의 요약은 그것이 메시지에도 해당하는지 밝히지 않습니다. 이것은 법이 아니라 법안이며, 아직 상원과 하원을 통과하고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야 합니다. 브라질 뉴스 사이트 Colina Notícias는 2026년 10월 11일, 상원 위원회의 기한이 2026년 12월 22일로 연장되었고 가족이 고인의 WhatsApp 대화에 자동으로 접근할 수는 여전히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조금 더 다정한 이유도 있습니다. Facebook(지금의 Meta)은 2017년에 자신의 접근 방식을 설명하면서, 개인 대화를 나눈 두 사람 모두 그 대화가 비공개로 남기를 바랐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그 대화에는 고인의 말만이 아니라 친구가 털어놓은 속마음도 담겨 있습니다.
누군가 고인의 대화를 바탕으로 그 사람처럼 글을 쓰는 AI를 만들어 주겠다고 한다면, 그것은 별개의 결정입니다. 내가 세상을 떠난 뒤 누군가 나의 AI 버전을 만들 수 있는지를 다룬 글에서 따져 보았습니다.
대화방은 기록 보관소가 아닙니다
대화는 휴대폰과 계정, 전화번호, 그리고 접속하지 않은 계정을 지우는 기한이 허락하는 동안만 남습니다. 그 말을 쓴 사람이 누가 그것을 갖게 될지 고를 수 있는 경우는 드뭅니다. 우리가 가족이 간직해 주기를 바랄 말은 대부분 지나가듯 나왔습니다. 주차 자리 이야기를 하던 음성 녹음 속에서, 오래 남을 거라는 생각 없이요.
이 글을 읽으며 내 메시지를 생각하게 되었다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앞으로도 하고 싶은 말은 마음먹고 따로 써 둘 수 있습니다. Goodbye App은 바로 그런 말을 위해 만든 서비스입니다. 내 말로 쓴 편지에 내 목소리 녹음 하나를 담아, 내가 고른 사람들에게 이메일로 보냅니다. 언제 보낼지는 날짜와 시각까지 직접 고르고, 최대 30년 뒤로도 정할 수 있습니다. 설정에서 직접 켜야 하는 ‘미접속 시 발송’을 켜 두었다면, 내가 정한 기간(3일에서 45일) 동안 로그인이 없을 때 그보다 일찍 발송될 수도 있습니다. 발송 전까지 비공개이며, 무료이고, 웹과 Android에서 15개 언어로 쓸 수 있습니다.
무엇이 아닌지도 분명히 해 두겠습니다. Goodbye App은 카카오톡이든 WhatsApp이든 어떤 메신저의 대화도 가져오거나 백업하거나 읽지 않습니다. 오직 새로 쓰는 말을 위한 것입니다. 메시지를 남기는 모든 방법을 나란히 비교한 글은 세상을 떠난 뒤에 메시지를 보내는 법에, 계정과 비밀번호, 유산 관리자에 관한 내용은 디지털 유산 정리 안내에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고인의 WhatsApp 계정은 삭제되나요? 세상을 떠났다는 이유만으로 저절로 삭제되지는 않습니다. 약관상 오랫동안 쓰지 않은 계정은 삭제할 수 있고, 현재 기준은 고객센터의 비활성 계정 삭제 안내에 있습니다. 내 쪽 대화 사본은 내 휴대폰에 남습니다.
카톡에도 Facebook 같은 추모 기능이 있나요? 있습니다. 카카오톡의 추모 프로필은 대리인이나 유가족이 신청할 수 있고, 5년 동안 유지되며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습니다. WhatsApp에서는 찾지 못했습니다. 2026년 10월 기준 WhatsApp 약관에는 Facebook의 기념 계정 같은 것이 없고, WhatsApp의 서면 동의 없이는 계정을 넘길 수도 없습니다. 어느 쪽이든 내가 간직할 수 있는 것은 내 쪽 대화 사본입니다.
아빠 휴대폰을 잃어버렸는데, 아빠와의 카톡이나 WhatsApp 대화를 받을 수 있나요? 회사를 통해서는 받을 수 없습니다. 카카오는 가족에게도 대화를 넘기지 않고, WhatsApp은 대화 내용을 볼 수 없다고 밝힙니다. 믿을 수 있는 사본은 아빠와 나눈 내 쪽 대화, 그리고 아빠가 연락했던 모든 사람의 대화입니다. 아빠가 iCloud나 Google에 만들어 둔 백업에 더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은 Apple이나 Google만 내줄 수 있습니다.
고인은 단톡방에서 저절로 나가게 되나요? 바로 그렇게 되지는 않습니다. 카카오톡에서는 추모 프로필로 전환되면 모든 그룹 채팅방에서 나가게 됩니다. WhatsApp에서는 계정이 삭제되면 그룹에서 빠질 수 있습니다. 그 밖에는 단톡방 사람들이 함께 정할 일입니다.
다른 사람이 고인의 번호를 받게 되나요? 시간이 지나면 그렇습니다. 미국에서는 해지된 가정용 회선이 최소 45일 뒤에 다시 배정될 수 있습니다. 다른 나라는 저마다 대기 기간을 정합니다. 회선 요금을 계속 내면 번호가 유지됩니다.
고인과의 대화를 지워도 괜찮을까요? 괜찮습니다. 매일 보는 것을 견디기 힘든 사람도 있습니다.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먼저 내보낸 다음 지우거나 보관하세요. 그러면 그 결정은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이 아니게 됩니다.
카톡이나 WhatsApp 대화를 책으로 만들 수 있나요? 있습니다. 미디어를 포함해 내보내면, 그 파일을 책으로 만들어 주는 서비스가 여러 곳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말이 인쇄되기 전에 대화방의 다른 사람들에게 먼저 물어보세요.
내가 세상을 떠나면 내 메시지는 어떻게 되나요? 내 대화는 내가 연락한 사람들의 휴대폰에 남고, 앱은 저마다의 기준에 따라 오래 접속하지 않은 내 계정을 닫을 수 있습니다. 카카오톡의 추모 프로필 대리인이나 Apple의 유산 관리자처럼 앱이 제공하는 곳에서는 미리 사람을 지정해 두세요. 그리고 가족이 간직하기를 바라는 말은 편지로, 또는 내 목소리로 남긴 녹음으로 마음먹고 남기세요.
Every person has a lega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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