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 역사의 대부분 동안 “아버지와 다시 이야기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답이 하나뿐이었고, 그 답은 누구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023년 무렵부터 빠르게 커지는 한 산업이 두 번째 답을 내놓았습니다. “네, 어느 정도는요. 매달 요금만 내신다면요.” 메시지와 음성 메시지, 동영상을 충분히 모델에 넣으면, 아버지처럼 문자를 보내고 아버지 같은 목소리로 말하며 할 이야기가 끝도 없이 나오는 무언가가 만들어집니다.
그것이 위로인지, 상처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를 두고 애도 연구자와 윤리학자, 이제는 입법자들까지 논쟁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런 AI 재현이 무엇인지, 2026년 현재 초기 연구와 법이 실제로 무엇을 말하는지, 언젠가 나의 AI 버전이 만들어져도 되는지를 어떻게 정할지, 그리고 그 대신 내 말로 무언가를 남겨 두어 그 질문에 알고리즘이 답할 일이 없게 하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그리프봇이란 무엇인가
그리프봇(griefbot)은 세상을 떠난 특정한 한 사람을 흉내 내도록 만든 AI 시스템입니다. 데드봇(deadbot), 디지털 트윈, 사후 아바타라고도 부릅니다. 학습 재료는 그 사람이 남긴 것이라면 무엇이든 됩니다. 문자 메시지, 이메일, SNS 게시물, 음성 녹음, 사진, 동영상 같은 것입니다. 제품에 따라 결과물은 그 사람의 말투로 대답하는 챗봇일 수도 있고, 새로운 문장을 소리 내어 읽는 합성 목소리일 수도 있고, 말하는 것처럼 보이는 영상 속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이 되는 단어는 ‘새로운’입니다. 녹음은 누군가 실제로 한 말을 다시 들려줍니다. 그리프봇은 그 사람이 한 번도 하지 않은 말을, 그 사람의 방식으로, 원할 때마다 만들어 냅니다. 모든 위로도, 모든 문제도 바로 이 한 가지 차이에서 나옵니다.
이토록 빨리 찾아온 기술
아주 빨리, 그리고 대부분은 누구도 그래야 한다고 정하지 않은 채로 찾아왔습니다. 10년 전에는 사고 실험이던 것이 이제는 스타트업과 구독 요금제, 벤처 투자까지 갖춘 하나의 제품군이 되었습니다. 2026년의 언론 보도는 수십억 달러 규모로 평가되는 디지털 사후 세계 산업을 다루고 있습니다. 한때 녹음실이 필요했던 목소리 복제는 이제 몇 초 분량의 오디오면 충분합니다. 일부 장례업체는 예전에 방명록을 내놓던 것처럼 이제 추모 챗봇을 내놓습니다. 그리프봇은 지금 수백만 명의 살아 있는 사람이 날마다 대화하는 AI 동반자와 가까운 친척뻘입니다.
기술은 예의보다도 먼저 도착했습니다. 아무도 본인에게 먼저 묻지 않은 채 사람이 재현된 사례가 기록되어 있고, 먼 지인이나 전혀 모르는 사람이 공개 게시물로 만든, 가족 중 한 사람을 본뜬 챗봇을 가족들이 발견한 사례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지금의 인터넷에는 그런 일을 어렵게 만드는 장치가 전혀 없습니다.
초기 연구가 말하는 것: 위로와 대가
솔직하게 요약하면, 근거는 아직 쌓이기 시작한 단계이고 양쪽 방향을 동시에 가리키고 있습니다.
위로가 된다는 쪽: 몇몇 초기 연구와 많은 당사자의 경험담은, 특히 슬픔의 초기에 실제로 마음이 놓였다고 전합니다. 하지 못한 말을 꺼낼 수 있는 곳, 새벽 2시에 밀려오는 불안을 누그러뜨려 주는 목소리 같은 것입니다. 사별한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한 연구에서는 이들이 사람들에게서 물러나기보다 예상보다 더 활발하게 사회적 관계를 이어 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슬픔은 언제나 대신할 무언가에 기대 왔습니다(세상을 떠난 사람에게 쓰는 편지, 묘지를 찾아가는 일, 지우지 않고 몇 년이고 다시 틀어 보는 음성 메시지). 어떤 사람들에게 그리프봇은 바로 그런 것이며, 다만 소프트웨어가 더 좋아졌을 뿐입니다.
조심해야 한다는 쪽: 오래 이어지는 애도를 연구하는 임상의들은 그리프봇에 마음이 끌리게 만드는 바로 그 작동 방식을 걱정합니다. 건강한 애도에는 마음속 모델을 천천히 고쳐 가는 과정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이제 곁에 없고, 관계는 대화가 아니라 기억 속에서 이어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입니다. 대답을 돌려주는 시뮬레이션은 이 과정을 끝없이 미룰 수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두 번째 상실도 이야기합니다. 회사가 문을 닫거나, 구독이 끊기거나, 모델이 바뀌면, 남은 사람은 그 사람을 다시 한번 잃습니다. 이번에는 영수증까지 손에 쥔 채로 말입니다. 또 이 봇은 기록을 다시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 만들어 내기 때문에, 고인이 하지 않은 말을 고인의 입에 담을 수 있습니다. 한 번도 건넨 적 없는 위로, 가져 본 적 없는 의견, 한 적 없는 사과 같은 것입니다.
위로가 되는 의식과, 한번 들어가면 다시 나오지 못하는 방 사이의 경계가 어디인지 이미 안다고 말하는 진지한 사람은 아직 없습니다. 슬픔 속에서 그리프봇을 고민하고 있다면, 바로 이 불확실성이 알아 두어야 할 가장 중요한 사실입니다.
동의의 문제

기술을 걷어 내고 보면, 어려운 사례는 거의 모두 한 가지 질문으로 모입니다. 그 사람은 동의한 저자였을까요, 아니면 동의하지 않은 대상이었을까요?
기억을 남기는 프로젝트를 위해, 어떻게 쓰일지 알면서 질문에 대한 답을 녹음한 사람은 저자입니다. 그 사람은 직접 자기 말을 골랐습니다. 세상을 떠난 뒤 긁어모은 채팅 기록으로 다시 짜 맞춰진 사람은 대상입니다. 그 사람은 기록을 바로잡을 수도, “그건 내가 아니야”라고 말할 수도, 무엇 하나 철회할 수도 없습니다. 어느 쪽이든 시뮬레이션은 그 사람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그리고 두 경우의 차이는 회고록과 복화술 공연의 차이입니다.
그래서 이 주제 전체를 통틀어 할 수 있는 가장 쓸모 있는 일에는 돈이 한 푼도 들지 않습니다. 원하는 것을 정하고, 그것을 적어 두는 일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시뮬레이션으로 재현되기를 원하는지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면 결국 가족이 인생에서 가장 힘든 한 주에, 영업 사원까지 끼어든 자리에서 결정하게 됩니다.
2026년 현재 법이 말하는 것
기대보다는 적지만, 작년보다는 많습니다. 미국에서는 NO FAKES 법안이 허가 없이 만든 디지털 복제물로부터 사람의 목소리와 모습을 지키는 연방 차원의 권리를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이 권리는 사망 후에도 유지됩니다. 사후 처음 10년 동안 보호되고, 권리가 계속 쓰이는 동안에는 갱신할 수 있어 최대 70년까지 이어집니다. 2026년 6월, 이 법안은 상원 법사위원회를 만장일치 구두 표결로 통과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는 아직 법률이 아니라 법안 단계입니다.
몇몇 주는 이미 퍼블리시티권(이름이나 모습을 상업적으로 쓸 권리)을 세상을 떠난 사람의 AI 복제물까지 넓혔습니다. 캘리포니아주는 세상을 떠난 연예인의 모습을 디지털로 재현해 상업적으로 쓰려면 상속인 측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고, 다른 주들도 저마다의 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다른 지역은 조각보처럼 제각각이며, 다른 나라에 있는 앱에 법을 집행하기란 짐작하는 그대로 어렵습니다.
복잡한 법 이야기를 다 걷어 내도, 실제로 쓸모 있는 교훈 두 가지는 남습니다. 첫째, 지금의 보호 장치는 대부분 상속인을 통해 작동합니다. 그러니 누군가 내 뜻을 알고 있고 법적으로 나설 자격이 있어야만 그 뜻이 힘을 가집니다. 둘째, 이 글의 어떤 내용도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내 모습에 돈이나 대중적 평판, 사업이 걸려 있다면 변호사와 한 시간 상담할 가치가 충분합니다.
내가 세상을 떠난 뒤 누군가 나의 AI 버전을 만들 수 있을까요?
현실적으로 말하면 이렇습니다. 공개된 목소리와 온라인에 쌓인 글이 있다면 기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누군가 만들 수 있고, 걸림돌은 기술이 아니라 사회와 법에 있습니다. 나와 그런 결과 사이를 가로막는 것을 대략 쓸모 있는 순서로 꼽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 내가 밝혀 둔 뜻: 가족이 찾을 수 있는 곳에, 그대로 인용할 수 있을 만큼 쉬운 말로 적어 둔 것입니다.
- 내 사람들: 데이터와 돈, 허락을 요청받게 될 사람들입니다. 내가 무엇을 원했는지 아는 가족은 잘 거절합니다. 짐작만 하는 가족은 서툴게 거절하거나, 거절하지 않습니다.
- 법: 들쭉날쭉하게나마 다가오고 있으며, 주로 거절해도 된다는 것을 아는 상속인에게 도움이 됩니다.
- 내 데이터 흔적: 일부나마 내가 조절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무엇을 공개로 남길지, 디지털 유산 정리 계획에 무엇을 보관하거나 삭제하라고 적을지, 누가 접근 권한을 물려받을지입니다.
내 뜻 밝혀 두기: 그대로 옮겨 쓸 수 있는 문단
이런 내용을 담는 표준 양식은 아직 없습니다. 그러니 지금으로서는 쉬운 말로 적은 글 한 편이 가장 앞선 방법입니다. 아래 두 가지 중 하나를 내 상황에 맞게 고쳐서, 중요한 서류를 보관하는 곳에 두세요. 유언장이 있다면 그 곁에 두면 됩니다.
나는 내가 세상을 떠난 뒤 상업적이든 개인적이든 어떤 목적으로도 나를 흉내 낸 AI 시뮬레이션이나 챗봇, 내 목소리를 복제한 음성, 내 모습을 본뜬 영상이나 이미지를 만드는 데 동의하지 않습니다. 내 가족과 상속인에게 그런 요청을 거절하고, 내 메시지와 녹음, 사진을 그런 용도로 내주지 말 것을 부탁합니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이미 내 말로 다 했습니다.
나는 내가 세상을 떠난 뒤 가족이 나를 재현한 AI 시뮬레이션을 만드는 데 동의합니다. 단, 가족끼리만 개인적으로 쓰고, 시뮬레이션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표시하며, 누구든 괴로워하게 되면 사용을 멈춘다는 조건에서입니다. 세부 사항은 [이름]에게 맡기며, 그 판단을 믿습니다.
어느 쪽 입장이든 괜찮다는 점을 눈여겨보세요. 중요한 것은 무엇을 고르느냐가 아닙니다. 슬픔에 잠긴 사람이 글로 적힌 답을 손에 쥐고 있으면, 답을 새로 지어낼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슬픔 속에서 그리프봇을 고민하고 있다면
누구를 탓하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런 제품에 마음이 끌리게 만드는 그리움은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아픔입니다. 돈이나 채팅 기록을 넘기기 전에 먼저 답해 볼 만한 질문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 그 사람이 동의했나요? 물었다면 동의했을까요? 이 질문에 마음이 움찔한다면, 그것 자체가 알려 주는 바가 있습니다.
- 서비스가 끝나면 어떻게 되나요? 회사는 문을 닫고, 가격은 오르고, 모델은 바뀝니다. 무엇을 계속 간직할 수 있는지 물어보고, 기대기로 마음먹기 전에 그것을 잃는 순간을 먼저 상상해 보세요.
- AI라는 표시가 분명한가요? 이 기술의 건강한 형태는 지금 소프트웨어와 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게 하지 않습니다. 그 사실을 잊게 하려고 애쓰는 제품은 경계하세요.
- 데이터는 어디로 가나요? 한 사람에 대해 존재하는 가장 사적인 기록을 넘겨주는 일입니다. 약관에서 학습, 공유, 삭제를 다루는 부분을 꼭 읽어 보세요.
- 내 슬픔과 함께 가고 있나요, 거슬러 가고 있나요? 시간이 지나며 점점 덜 찾게 되는 도구는 한 가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 없이는 하루를 마칠 수 없는 도구는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애도 상담사, 그것도 사람인 상담사는 그 차이를 잘 알아봅니다.
그리고 원래의 녹음(진짜 음성 메시지, 실제 동영상)이 결국 가장 소중한 보물로 남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알아 두세요. 그 기록에는 끝이 있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언제까지나 진실합니다.
다른 길: 내가 직접 고른 나의 말
그리프봇을 둘러싼 어려움은 모두 한 가지 빈자리에서 비롯됩니다. 그 사람이 직접 고른 말을 남겨 두지 않았기에, 소프트웨어에 말을 지어내 달라고 부탁하게 된 것입니다. 다른 길은 오래된 방법이고, 효과가 있습니다. 할 수 있을 때 내 말을 고르고, 그 말이 중요한 순간에 도착하도록 준비해 두는 것입니다.
Goodbye App은 바로 그 일을 위해 있습니다. 편지를 쓰거나, 음성 합성도 시뮬레이션도 아닌 진짜 내 목소리로 녹음합니다. 편지마다 누가 받을지, 언제 받을지를 정확히 정합니다. 지금 바로, 내가 세상을 떠난 뒤, 또는 최대 30년 뒤까지의 날짜 가운데 고르면 됩니다. 그 순간까지 각 편지는 비공개로 보관되며, 삶이 달라지는 대로 고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때가 되면 내가 고른 사람들에게 이메일로 전달됩니다. 무료이며, 웹과 Android에서 쓸 수 있고, 15개 언어를 지원합니다.
그런 편지는 이 글에서 다룬 모든 것의 ‘동의한 저자’ 버전입니다. 무엇도 내 이름을 빌려 말하지 않습니다. 내가 직접, 한 번, 제대로 말하고, 그 말은 영원히 나의 것으로 남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막막하다면 남기는 편지 쓰는 법과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남기는 방법을 다룬 저희 안내 글이 차근차근 도와드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세상을 떠난 가족의 챗봇을 만드는 것은 불법인가요? 개인적이고 비상업적인 용도라면, 대부분의 지역에서 현재로서는 불법이 아닙니다. NO FAKES 법안 같은 법은 주로 허가받지 않은 이용과 상업적 이용을 겨냥합니다. 합법인지와 현명한지는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이미 챗봇을 만든 회사를 막을 수 있나요? 먼저 해당 플랫폼의 게시 중단 요청 절차와, 내가 사는 지역의 법에 따른 상속인의 권리부터 확인하세요. 퍼블리시티권이 사망 후에도 인정되는 곳에서는 상속인이 상업적으로 쓰이는 복제물을 내려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든 것을 기록해 두고, 돈이 걸려 있거나 널리 퍼졌다면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
그 사람의 녹음도 같은 것인가요? 아닙니다. 그리고 그 차이는 중요합니다. 녹음은 그 사람이 직접 고른 말로 남은, 바뀌지 않는 증언입니다. 생성형 복제본은 그 사람이 한 적 없는 새로운 말을 만들어 냅니다. 윤리적 무게의 대부분이 바로 그 경계에 놓여 있습니다.
그리프봇을 원하는 것 자체가 잘못인가요? 아닙니다. 아주 오래된 바람이 요즘의 모습으로 나타난 것일 뿐입니다. 해야 할 일은 예나 지금이나 같습니다. 계속 살아갈 수 있게 해 주는 기억의 방식을 찾고, 어떤 도구가 정말 도움이 되는지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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